안동시 찜닭 먹자골목, 흔히 ‘찜닭골목’으로 불리는 이곳은 경상북도 안동시의 대표적인 음식 거리로, 안동찜닭이라는 독특한 향토 음식을 중심으로 형성된 명소이다. 안동찜닭은 닭고기와 각종 채소, 당면을 간장 기반의 양념에 졸여 만든 요리로, 짭짤하면서도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이 음식은 안동을 넘어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찜닭골목은 그 발상지로서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이 글에서는 찜닭골목의 유래와 역사, 그리고 그곳의 상세한 특징을소개합니다.
1. 찜닭골목의 역사.
안동찜닭의 기원은 1980년대 안동 구시장(舊市場)의 ‘통닭골목’에서 시작된다. 당시 안동 구시장은 생닭과 튀김통닭을 판매하는 상가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주로 지역 주민과 인근 향토사단 군인, 택시 기사, 노동자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였다. 1970년대 초반부터 통닭골목에서는 생닭을 손질해 튀김통닭으로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판매하며 소박한 술집 역할을 겸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튀김통닭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로 즐겼고, 근처 극장을 오가는 청춘남녀나 드물게 대학생들도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서양식 프라이드치킨의 인기가 높아지며 기존 튀김통닭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통닭골목 상인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튀김통닭에 다진 마늘을 듬뿍 버무려 맵고 칼칼한 맛을 내는 ‘마늘통닭’을 선보였고, 이는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손님들이 또 다른 변화를 원하자, 상인들은 1980년대 초중반부터 닭고기에 당면과 약간의 채소, 고춧가루, 간장을 넣어 찜이나 탕 형태로 조리한 요리를 시도했다. 이 초기 형태는 오늘날의 찜닭과는 다소 달랐지만, 튀김통닭의 느끼한 맛을 대체할 새로운 맛을 찾으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 현재와 같은 찜닭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닭고기를 통닭 크기로 손질한 뒤, 감자, 당근, 양파, 대파, 양배추, 고추 등 다양한 채소와 당면을 추가하고, 간장, 물엿, 설탕 등으로 양념을 맞춰 물기가 약간 남도록 졸이는 방식이 정착되었다. 이 요리는 ‘찜닭’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이는 안동 지역에서 제사 음식으로 증기에 찐 닭을 판매하던 전통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찜닭은 튀김통닭보다 푸짐하고, 술안주뿐 아니라 밥반찬, 간식, 찌개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빠르게 사랑받았다.
1990년대 중반, 찜닭은 안동 구시장을 넘어 대학가로 확산되었다. 안동은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3개의 대학이 자리 잡고 있어 젊은 층이 많았고, 저렴하면서도 양이 많고 맛있는 찜닭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신입생 환영회나 소모임에서 찜닭은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에게 식사와 안주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음식으로 각광받았다. 이 시기 찜닭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가 점차 늘어나면서 통닭골목은 자연스럽게 ‘찜닭골목’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찜닭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2000년 안동 출신의 한 인물이 서울에서 ‘봉추찜닭’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2001년 KBS 프로그램 「VJ특공대」에 소개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외환위기 여파로 창업을 고민하던 사람들이 찜닭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가 확산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안동에서는 그저 평범한 서민 음식이었던 찜닭이 서울을 통해 유명해지며 역으로 안동에 다시 영향을 미쳤다. 2004년경부터 구시장의 통닭골목은 공식적으로 ‘찜닭골목’으로 간판을 바꾸었고, 상호도 ‘○○통닭’에서 ‘○○찜닭’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찜닭이 안동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하는 변화였다.
2. 찜닭골목의 특징.
오늘날 안동 구시장 내 찜닭골목은 약 30여 개의 찜닭 전문점이 밀집한 거리로,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이곳은 안동시 서부동에 위치하며,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식당들이 서로 경쟁하며도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찜닭골목에 들어서면 고소한 간장 냄새와 매콤한 양념 향이 골목 전체를 감싸며 식욕을 자극한다.
1) 찜닭의 조리법과 맛
안동찜닭은 기본적으로 닭고기를 한입 크기로 토막 내고, 감자, 당근, 양파, 대파, 고추 등 다양한 채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여기에 당면을 추가해 쫄깃한 식감을 더하며, 간장, 물엿, 설탕, 고춧가루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부어 고온에서 졸인다. 조리 과정에서 약간의 국물이 남도록 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 국물은 밥을 비벼 먹거나 술안주로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맛은 짭짤함과 달콤함, 그리고 건고추에서 오는 매콤함이 조화를 이루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매력을 지닌다.
각 식당마다 약간의 변주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식당에서는 카라멜 소스를 첨가해 색을 진하게 하거나, 청양고추를 추가해 더 칼칼한 맛을 낸다. 또 다른 곳에서는 순살 찜닭을 제공하거나, 능이버섯이나 김치와 같은 특색 있는 재료를 넣어 차별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맛의 틀은 유지되며, 이는 안동찜닭만의 정체성을 지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2) 찜닭골목의 분위기
찜닭골목은 전형적인 재래시장 골목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좁은 길 양쪽으로 식당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으며, 대부분의 가게는 소박한 간판과 오래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식당은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식당 내부는 대체로 협소하지만, 테이블이 촘촘히 배치되어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골목 입구 근처에서는 커다란 프라이팬에 찜닭을 조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는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 중 하나다. 뜨거운 불 위에서 양념과 재료가 섞이며 나는 소리와 향은 찜닭골목만의 생동감을 더한다. 식당마다 손님을 끌기 위해 약간의 경쟁이 있지만, 서로 상생하며 골목 전체의 명성을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3) 대표 맛집과 메뉴
찜닭골목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많다. 그중 몇 곳을 소개하자면, 우선 ‘위생찜닭’은 4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노포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추천하며 유명해졌다. 이곳은 천연 재료를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찜닭’은 30년 넘게 이어온 원조 맛집으로, 택배 배송까지 가능해 전국적인 단골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찜닭’은 푸짐한 양과 칼칼한 맛으로 사랑받으며, 조림닭과 마늘닭 등 다양한 변형 메뉴를 제공한다. ‘현대찜닭’은 매운 맛과 순한 맛을 선택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 인기다.
가격은 보통 한 마리 기준 28,000원~32,000원 선으로, 2~4명이 나눠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일부 식당에서는 반 마리 주문도 가능하며, 추가로 당면 사리나 밥을 주문해 즐기는 경우도 많다.
4) 관광지로서의 매력
찜닭골목은 단순한 음식 거리를 넘어 안동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근처에는 안동 하회마을, 월영교, 안동 민속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가 자리 잡고 있어 여행 코스로 묶기에도 좋다. 또한 찜닭골목에서 식사를 마친 후 인근 보리밥 골목이나 맘모스 제과를 방문해 안동의 또 다른 맛을 즐기는 것도 추천된다.
3. 결론
안동시 찜닭 먹자골목은 1980년대 구시장 통닭골목에서 시작된 소박한 서민 음식이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형성된 독특한 공간이다.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 그리고 중독적인 맛으로 사랑받는 안동찜닭은 안동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찜닭골목은 그 발상지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손님들을 맞이하며 안동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안동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